
서문경(西門慶)은 소설 《수호전》의 등장인물이기도하고, 《금병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흔히 그를 서(西)씨로 알겠지만 서문(西門)씨이다. 《수호전》에서는 양곡현의 약방 주인으로 나오지만, 《금병매》에서는 청하현(淸河縣)에서는 큰 약방의 주인이고 훤칠한 외모를 가진 지방토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여자를 너무 밝힌다는 것이고 기고만장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이다. 수호전과 금병매를 통해 결국은 서문경이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기는 하지만 결말이 다르다. 그래서 서문경이 어떻게 죽었는지 한번 알아봐야 한다.
반금련(潘金蓮)과 사랑에 빠진 서문경(西門慶)은 어떻게 죽었는가?
서문경(西門慶)은 중국 고전문학사에서 가장 복합적이고 논쟁적인 인물 중 하나이다. 그는 단순한 악역을 넘어서 명말청초 상업사회의 모순과 인간 욕망의 극단을 보여주는 상징적 존재로 평가된다.
서문경은 그는 누구인가?
서문경은 명(明)나라 시절 커다란 상업도시 청하현(淸河縣)의 대표적인 신흥 부상층으로 묘사된다. 그는 전통적인 사농공상(士農工商) 신분제에서 최하층인 상인 출신이지만, 경제력을 바탕으로 관료층과 결탁하여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이는 명대 후기 상품경제 발달과 함께 등장한 새로운 사회계층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의 경제활동은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다. 약재상을 기본으로 하여 전당포, 견직물업, 심지어 고리대업까지 손을 뻗치며 종합적인 상업제국을 구축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가 단순한 상인이 아니라 권력과 결탁한 정상유착(政商結着)의 선구자적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채경(蔡京) 등 고위관료와의 연줄을 통해 관직을 사고팔며, 지방에서는 거의 토황제 같은 권세를 누린다.
서문경의 성격은 극도로 복합적이다. 표면적으로는 사교적이고 호방한 성격으로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냉철하고 계산적이며 잔혹한 면을 숨기고 있다. 그는 뛰어난 사회적 감각과 처세술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이를 자신의 이익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인간관계에서 그는 철저히 이용가치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친구든 아내든 첩이든 모두 자신의 욕망과 이익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여긴다. 그러면서 특히 색(色)을 탐닉하고 지상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이러한 서문경은 전통적인 유교적 인간관계와는 정반대되는 모습으로, 상업사회의 물질만능주의와 개인주의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서문경의 여성관과 성적 욕망
서문경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무엇보다 그의 극단적인 성적 욕망이다. 그는 정실부인 월량(月娘)이 있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여러 명의 첩을 두고 있으며, 또 끊임없이 새로운 여성을 탐닉한다. 이는 단순한 육체적 욕망을 넘어서 권력과 지배욕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그의 여성관은 철저히 소유욕과 지배욕에 기반한다. 여성을 독립적인 인격체로 보지 않고 자신의 소유물이자 쾌락의 도구로 여긴다. 이는 당시 가부장제 사회의 모순을 극단화한 것으로, 전통적인 부덕(婦德)과 정절 개념을 완전히 무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서문경에 대한 도덕적 평가
서문경에 대한 도덕적 평가는 매우 복잡하다. 전통적인 유교적 관점에서는 그는 의심할 여지없는 악인이다. 간음, 살인, 부패, 탐욕 등 거의 모든 악덕을 집약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무고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잔혹함은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문학사적 관점에서는 다른 평가가 가능하다. 서문경은 봉건사회에서 자본주의적 근대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인간형의 전형이다. 그의 개인주의적 욕망 추구와 전통적 도덕관념의 파괴는 역설적으로 낡은 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그는 인간 욕망의 솔직하고 적나라한 표현이라는 점에서 일정한 문학적 진실성을 갖는다. 위선적이고 형식적인 도덕주의에 비해 오히려 더 인간적인 면이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서문경(西門慶)과 반금련(潘金蓮)
서문경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반금련과 얽힌 스토리를 빼 놓을 수 없다. 서문경과 반금련의 관계는 중국 고전문학사상 가장 유명한 불륜 관계 중 하나이다. 반금련은 원래 무대랑(武大郞)의 아내였지만, 그녀의 미모와 서문경의 매력이 만나면서 파멸적인 사랑이 시작된다.
반금련은 본래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미모로 인해 여러 남성들의 탐욕의 대상이 되었다. 장대호(張大戶)의 첩이 되었다가 본처의 질투로 쫓겨나 무대랑과 억지로 결혼하게 된다. 무대랑은 키가 작고 못생긴 떡장수로, 반금련에게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남편이었다.
서문경과 반금련의 만남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필연적이었다. 반금련이 창문에서 물을 쏟아 서문경의 머리에 떨어뜨리는 장면은 상징적이다. 이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억압된 욕망이 폭발하는 순간의 은유로 해석된다.
서문경과 반금련의 사랑의 본질
서문경과 반금련의 사랑은 순수한 감정이라기보다는 욕망의 충돌이자 결합이다. 서문경에게 반금련은 수많은 여성 중 하나이지만, 특별히 강렬한 매력을 지닌 존재였다. 반금련의 미모와 성적 매력, 그리고 그녀가 보여주는 적극적이고 대담한 성격은 서문경의 정복욕을 자극했다.
반금련에게 서문경은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가난하고 초라한 남편,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화려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존재였다. 그녀의 서문경에 대한 감정은 사랑이라기보다는 의존과 탐욕에 가까웠다.
두 사람의 관계는 격정적이면서도 파괴적이다. 그들은 서로의 욕망을 극한까지 자극하며 더욱 깊은 나락으로 빠져든다. 특히 무대랑을 독살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냉혹함과 계산적인 모습은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잔혹한지를 보여준다.
서문경과 반금련의 무대랑 살해 사건
서문경과 반금련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무대랑 살해이다. 이는 단순한 간통을 넘어서 살인이라는 중죄를 저지르는 순간으로, 두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전환점이 된다.
사건의 발단은 무송(武松)의 존재이다. 무대랑의 동생인 무송은 뛰어난 무예와 강직한 성격을 가진 인물로, 형수인 반금련의 부정행위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반금련은 무송에게 유혹을 시도하지만 거절당하고, 이로 인해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서문경과 반금련은 왕파(王婆)라는 매파의 도움을 받아 무대랑을 독살할 계획을 세운다. 왕파는 독을 구해주고 계획을 짜는 역할을 하며, 세 사람은 공범관계를 형성한다. 무대랑은 의심 없이 반금련이 준 독이 든 음식을 먹고 죽음에 이른다.
이 사건은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 여러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전통적인 가부장제 질서에 대한 파괴, 개인적 욕망을 위한 도덕적 금기의 위반,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가치관과 구시대 질서의 충돌을 보여준다.
서문경과 반금련의 관계
무대랑 살해 후 반금련은 서문경의 첩이 되어 그의 집으로 들어간다. 처음에는 서문경의 총애를 받으며 화려한 생활을 누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관계는 복잡해진다.
서문경의 집에는 이미 여러 명의 처첩이 있었고, 반금련은 이들과 복잡한 경쟁관계에 놓인다. 특히 정실부인 월량과는 지속적인 갈등을 벌이며, 다른 첩들과도 질투와 시기로 얽힌 관계를 형성한다.
반금련은 서문경의 사랑을 독점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그녀는 뛰어난 미모와 성적 매력을 무기로 서문경을 사로잡으려 하지만, 서문경은 한 여성에게만 매달리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여성을 탐닉하며, 반금련조차도 그의 수많은 여성 중 하나일 뿐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금련의 심리는 점점 병적이 되어간다. 질투와 불안, 분노가 뒤섞이면서 그녀는 더욱 극단적인 행동을 보이게 된다. 이는 결국 그녀 자신의 파멸로 이어지는 원인이 된다.
수호지에서 서문경 최후
『수호지』에서 서문경은 주요 인물은 아니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주로 무송(武松)의 복수 대상으로 등장하며, 악덕 부자의 전형으로 묘사된다. 수호지의 서문경은 후에 『금병매』에서 보여주는 복합적인 면모보다는 단순한 악역의 성격이 강하다.
수호지에서 서문경은 청하현의 부유한 상인으로 등장한다. 그는 재력을 바탕으로 관부와 결탁하여 횡포를 부리는 인물로 그려진다. 특히 반금련과의 불륜과 무대랑 살해 사건을 통해 그의 악행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무송의 복수
무송이 형의 죽음을 알게 되는 과정은 매우 극적이다. 처음에는 형이 병으로 죽었다고 알고 있던 무송이 점차 진실을 알아가면서 복수를 다짐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무송의 강직하고 의리 있는 성격이 부각된다.
무송은 먼저 증거를 수집한다. 이웃들의 증언을 듣고, 검시관을 만나 형의 시체를 다시 조사하며, 서문경과 반금련, 왕파의 범행을 확신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무송의 신중하면서도 치밀한 성격을 보여준다.
복수의 첫 번째 단계는 관부에 고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문경의 재력과 권력 때문에 정상적인 사법절차로는 정의를 실현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현령(縣令)조차 서문경의 뇌물에 매수되어 사건을 덮으려 하기 때문이다.
무송, 반금련과 왕파를 처형하다
법적 해결이 불가능함을 안 무송은 직접 복수를 결심한다. 이는 수호지의 주요 주제 중 하나인 '관부의 부패에 맞서는 민간의 정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무송은 먼저 반금련을 찾아간다. 반금련에게 형의 죽음에 대해 추궁하지만 그녀가 끝까지 부인하자, 무송은 그녀를 직접 처단한다. 이 장면은 매우 잔혹하게 묘사되는데, 무송이 반금련의 머리를 베어 제사상에 올리는 모습은 전통적인 복수관념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다음은 왕파에 대한 처단이다. 무송은 왕파를 찾아가 그녀의 죄를 따지고 역시 직접 처형한다. 왕파의 죽음 역시 매우 잔혹하게 그려지며, 이는 무송의 복수가 단순한 개인적 감정이 아니라 천리(天理)에 의한 응보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수호지에서 서문경의 죽음
『수호지』에서 서문경의 죽음은 비교적 간단하게 처리된다. 무송이 서문경을 찾아가 대면하는 장면에서 서문경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용서를 빌지만, 무송은 냉정하게 그를 처단한다.
서문경의 죽음은 한 번의 칼질로 끝난다. 무송이 날카로운 칼로 서문경의 가슴을 찌르자 그는 즉시 죽음에 이른다. 이때 서문경은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하며, 마지막까지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하는 모습을 보인다.
수호지에서 서문경의 죽음은 악에 대한 응보라는 주제를 명확히 보여준다. 그의 죽음은 독자들에게 통쾌함을 주며, 정의가 실현되는 순간으로 묘사된다. 이는 수호지 전체의 주제인 '하늘이 내린 영웅들이 부패한 사회를 정화한다'는 메시지와 일치한다.
금병매에서 서문경 최후
서문경은 금병매에서 건강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서문경의 죽음은 점진적인 과정으로 그려진다. 그는 과도한 향락과 성적 탐닉으로 인해 몸이 서서히 망가져 간다. 이는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그의 생활방식이 초래한 필연적 결과로 묘사된다. 그래서 결국 최음제까지 복용하기에 이른다.
금병매에서 서문경의 죽음
금병매에서는 무송이 그를 죽이려 하다가 실수로 다른 사람을 죽여서 잡혀가는 바람에 졸지에 목숨을 건지는 것으로 처음 묘사된다. 그러나 이렇게 목숨을 건진 서문경은 계속 여자를 탐닉하고 방탕한 생활을 이어간다. 무송의 위협으로부터 목숨을 건진 서문경은 더욱 본격적으로 여자와 즐긴다.
먼저 반금련을 아예 첩으로 들여서 본격적으로 즐거운 생활을 누린다. 반금련은 다섯번째 첩이 되었고 반금련 이외에도 본처 오월랑, 기녀 출신 이교아, 돈 많은 과부 맹옥루, 하녀 출신 손설아, 친구 화자허의 아내를 뺏어 얻은 이병아, 반금련의 시녀 방춘매 등 서문경은 수 많은 여자들과 성적 탐닉을 더욱 찾는다. 또한 그는 남자 하인과도 동성애 성관계를 갖는 엽색행각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너무 색욕에 힘을 쓴 서문경은 무영아에 의한 최음제 과다복용의 부작용으로 죽으니 그때 그의 나이 고작 33세였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무영아가 무대랑의 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따라서 무대랑의 딸이 서문경을 복수한 것으로도 결말을 맺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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