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한지에 나오는 비운의 주인공을 꼽으라면 '항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진나라가 망하고 새롭게 천하가 바뀌는 과정에 있어서 항우와 유방의 일전은 결국 항우가 죽고 유방이 이기는 결론이 되었지만, 알고 보면 항우는 너무나 자만했기에 실패한 것이다.
항우는 결국 해하(垓下)의 싸움에서 유방에게 대참패하고 인생을 마감하는 수순을 갖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유명한 사면초가에 얽힌 사자성어가 나오고 우미인에 얽힌 러브스토리도 세상에 알려진다.
항우와 우미인
항우는 유방의 군대에 쫓겨 안휘성의 12m 절벽 아래 해하까지 밀렸다. 항우는 이미 유방에게 깨져서 군사도 다 잃고 식량도 바닥나서 영루로 들어가 문을 닫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항우는 이제 갈 곳도 없고 싸울래야 싸울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이때 등장한 것이 그 유명한 ‘사면초가’이다.
사면초가 (四面楚歌)
항우의 군사들이 모두 지치고 싸울 의지도 없을 때 밤이 되자 사방곡곡에서 초나라 노래가 구슬프게 울려 퍼졌다. 유방은 항복한 초나라 군사들에게 고향 노래를 부르게 해서 항우의 군사들을 심약하게 만들었다. 이것은 유방의 고도의 심리전이다. 항우의 군사들은 그리운 고향의 노랫소리를 들으면서 고향의 처자와 자식들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앞다퉈 탈영했다. 그러니까 항우의 군사들은 모두 싸울 의지도 없고 이제는 패잔병이 된 것이다.
“한이 이미 초를 모두 얻었단 말인가. 초나라 사람이 어찌 이리 많은고?” 항우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깊은 탄식을 내 뱉았다. 그리고 “군사를 일으킨 지 8년 동안 70여 차례 싸우면서 한 번도 패한 적 없이 모든 싸움에 이겨 천하를 얻었으나 여기서 곤경에 빠졌으니, 이는 하늘이 나를 버려서이지 내가 싸움을 잘못한 것은 아니리”라고 한탄했다.
해하가 (垓下歌)
항우는 너무 자만해서 전쟁에서 졌는데 이것도 하늘의 탓이라고 봤다. 아무튼 항우에게 때는 이미 늦었다. 사방에 들리는 것은 초나라 노래뿐이다. 그리고 도망치는 병사들 뿐이다.
절망한 항우가 애첩 우희에게 시 한 수를 읊었다.
그게 바로 ‘해하가(垓下歌)’입니다.
‘힘은 산을 뽑고 기운은 세상을 덮지만/ 때는 불리하고 오추마도 달리지 않는구나/ 오추마가 달리지 않으니 내 어찌하랴/ 우야, 우야. 너를 장차 어쩌란 말인가(力拔山兮氣蓋世 時不利兮騶不逝 騶不逝兮可奈何 虞兮虞兮奈若何).’
그의 애통한 노래를 듣고 우희는 ‘한나라 병졸들 이미 우리 땅을 모두 차지해/ 사방에 들리느니 초나라 노랫소리뿐이네/ 대왕의 드높던 뜻과 기개마저 다하였으니/ 하찮은 이 몸 어찌 살기를 바랄 수 있으리(漢兵己略地 四面楚歌聲 大王義氣盡 賤妾何聊生)’라며 눈물을 지었다.
그러고는 항우의 검을 뽑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요. 이후 그녀의 무덤가에 한 송이 꽃이 피어났고, 사람들은 이를 ‘우미인초(虞美人草, 개양귀비)’라고 불렀습니다. 항우도 오강(烏江)에서 ‘권토중래’ 권유를 뿌리치고 자결하였다.
항우와 우미인의 드라마틱한 인생은 아주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고, 경극 ‘패왕별희(覇王別姬)’ 같은 예술 작품을 통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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