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태어나면 누군가와 반드시 인연을 갖는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을 그냥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릴 수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세상은 모두 인연으로 얽히고 설켜있다.
인연에서 인(因)이란 결과를 만들어내는 직접적인 힘을 의미한다. 그리고 연(緣)은 결과로 맺어지는 그것을 돕는 외적이고 간접적인 힘으로 보면 된다. 그러니까 꽃이 피는 것은 씨앗이라는 ‘인’에 땅과 물과 바람과 햇빛이라는 ‘연’이 만난 결과라는 것으로 해석해 보면 아주 적절하다.
인연이란
인연(因緣)은 사람과 사람 뿐만 아니라 사물이나 사건들 간에도 서로 얽혀있는 관계와 상호 의존성을 뜻한다. 인연은 우연이 아니라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 깊은 이유와 근본적인 연결성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씨앗만 홀로 있어도 바람과 물과 빛이 없다면 결코 싹이 오르고 꽃을 피어 열매를 맺는 결과를 맺을 수 없다.
인연이란 무엇인가
Q : 인연이란게 정말 있는 걸까요?
A : 나의 조건인 인(因)과 상대의 조건인 연(緣)이 만나 인연이 됩니다. 내가 상대방을 좋아하는 게 인(因)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는 게 바로 연(緣)입니다. 이 두 가지가 서로 만나야 인연이 맺어지는 것입니다. 만일 나만 좋아하고,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인연이 없는 것입니다. 인연이 없는데 부질 없는 짓을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선근인연
‘범망경(梵網經)’을 보면 선근인연(善根因緣)이란 말이 있다.
전생에 좋은 과보를 맺은 사람과의 만남을 겁(劫)으로 표현하고, 1겁의 시간은 물방울이 떨어져 집 한 채만한 바위를 없애는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한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한 겁이 되는 것인가? 힌두교에서는 43억2,000만년을 1겁이라고 한다니 좋은 인연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 귀하고 소중한 일이다.
오백겁의 인연
‘인연경(因緣經)’에는 오백겁의 인연이 있어야 옷깃이 한번 스치고, 7,000겁의 인연이 있어야 부부의 인연이 맺어진다고 했다.
부부인연
‘잡아함경(雜阿含經)’에는 겁에 대해 1유순(由旬), 약 15Km쯤 되는 철성(鐵城)안에 겨자씨를 가득 채우고 100년마다 한 알씩을 꺼낸다. 이렇게 겨자씨를 모두 꺼내도 1겁이 끝나지 않는다 했다. 사방이 1유순이나 되는 큰 바위를 100년마다 한 번씩 흰 천으로 닦아서 그 돌이 모두 닳아 없어진다고 해도 1겁은 끝나지 않는다고 하니, 한 겁이 이러할진대 무려 7,000겁의 인연으로 맺어진 부부의 인연이란 얼마나 깊고 깊은가?
시절인연
불가에서 ‘시절인연’이란 말이 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인연이 무르익어야만 일이 성사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무엇인가 마음이 맞지 않기 시작한다. 어느 때부터 그 사람과의 일이나 사랑도 잘 풀리지 않거나 마음이 맞던 사람과 자꾸만 엇박자가 나면 그 때가 바로 인연이 다한 시기라고 본다. 그래서 시절인연이 끝나면 스스로 각자의 갈 길을 간다. 내가 누군가를 아무리 좋아해도 시절인연이 지나가면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이 사람과의 만남도 끝이 난다.
동창회 모임이나 친구들과 부지런히 만남을 갖다가 어느 날 부터 자신이 왜 거기에 참석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고 발길을 끊는다면 그것이 바로 시절인연이 다 된 것이다. 이것은 나이를 먹어보면 스스로 깨닫게 된다.
인연은 소중하다
사람이 하는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그래서 인연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야 한다.
인연! 서로가 잘 만난다면 글자 순서가 서로 바뀌어 연인이 될 수도 있다.
인연이란 어찌 보면 쉬운 것 같고 무거울 수 있다. 어찌 보면 사람이 살면서 누구와 또는 무엇과 인연을 갖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사람과 사물의 결과가 모두 아름답게 끝맺기가 어려운게 바로 인연이다. 그래서 한번 맺은 인연이라면 정성을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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